근친상간, 양성(兩性) 존재, 그리고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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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1-05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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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가 천지 생성의 출발점에 혼돈(Chaos)을 설정하고 있는 동안 세계 여타 지역의 창조서사들에서 혼돈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었는가?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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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가 천지 생성의 출발점에 혼돈(Chaos)을 설정하고 있는 동안 세계 여타 지역의 창조서사들에서 혼돈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었는가? 흥미롭게도, 아프리카, 아시아, 북미 지역 신화들이 혼돈을 그려내는 방식은 대체로 그리스 신화의 혼돈 묘사와 유사하다. 창조 또는 생성이라는 대사건의 발생 순서에 대한 서술도 극히 유사하다. 그것은 형상, 분화, 차이, 분별의 부재 상태이며, 질서의 제로 포인트이다. 혼돈의 몸뚱어리를 찔러 최초의 꿈틀거림을 있게 한 자는 누구인가? 그것은 혼돈과 관계 없이, 혼돈의 외부에 존재한 어떤 지성인가 아니면 혼돈의 내부로부터 자생한, 혹은 혼돈이 ꡐ자기도 모르게ꡑ 스스로 갖고 있었던 어떤 신비하고 무의식적인 창조생성의 힘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ꡐ창조ꡑ의 concept(개념)이 달라지고 상상력의, 또는 사유의 패러다임이 달라진다는 얘기를 이미 우리는 한 바 있다아 그리스 신화가 상상한 ꡐ혼돈ꡑ은 외부 지성의 개입에 의해 질서 생성이라는 방향으로 움직여간 피동적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제 몸뚱어리를 바꾼, 말하자면 ꡐ능동적 변신ꡑ의 모태라는 것을 우리는 지적한 바 있고, 이 신화적 상상력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플라톤이 그 자신의 철학적 창조서사를 만들어냄으로써 신화의 거대한 서사 전통에 도전했던 경위도 이미 우리에게는 구문이다. 혼돈의 몸뚱어리에 (1)어느 순간 최초의 떨림, 꿈틀거림, 진동이 발생하고 (2)그 진동으로부터 천지가 만들어지며 (3)그 천지에 만물이 생겨난다. 질서 생성이 ꡐ이성적(rational)ꡑ 작업이라면, ꡐ질서 없음ꡑ인 혼돈 속에 그런 이성적 원칙이 내재할 수 없고 따라서 혼돈이 스스로 질서를 만들었다는 신화서사는 합리적 사유의 경계 바깥에서 작동하는 ꡐ이야기꾼ꡑ들의 우화라는 것이 플라톤의 강력한 신화 비판이었다는 것도 이미 …(생략(省略))
다.
